[기후재앙 눈앞에 보다]

지난달 불에 완전히 타버려 잿빛 폐허로 변해버린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빌류이스키 숲. 화재 직전 울창했던 숲에선 더이상 생명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불에 완전히 타버려 잿빛 폐허로 변해버린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빌류이스키 숲. 화재 직전 울창했던 숲에선 더이상 생명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28일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시 외곽. 야쿠츠크에서 차로 한 시간 걸리는 빌류이스키(Viluyskiy) 숲은 가도 가도 끝 없는 초록빛 나무로 가득했다.파워볼게임

하지만 중앙일보 의뢰를 받아 현지를 취재한 촬영팀이 하늘에서 내려다본 속살은 달랐다. 방재 관계자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숲 상공에 들어서자 발아래 풍경이 또렷이 드러났다.

숲 곳곳에서 회색 연기가 피어나왔고, 이미 불타버린 시커먼 폐허들이 나타났다.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가 뿜어내는 연기는 구름처럼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헬리콥터가 그 속으로 들어가자 위치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달 헬리콥터에 화재 진압용 장비를 싣고 있는 러시아 방재 관계자들. 이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불이 난 빌류이스키 숲으로 향했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헬리콥터에 화재 진압용 장비를 싣고 있는 러시아 방재 관계자들. 이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불이 난 빌류이스키 숲으로 향했다. 사진 sreda studio

숲속으로 걸어 들어가니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나무에 붙은 불씨를 꺼트려도 불은 계속 살아났다. 대원들은 화재 확산을 막으려 쉼 없이 삽질을 하면서 기다란 도랑을 팠다.동행복권파워볼

잿빛으로 변한 숲에서는 안개 같은 연기만 자욱하게 깔렸다. 몇 미터 차이로 화마를 피한 노란 잎 나무와 대비됐다. 빌류이스키 숲의 부관리자인 콜레소프 스뱌토슬라프는 “지난 5년간의 산불 발생 (추이와) 비교하면 지금 훨씬 많이 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비가 안 온 게 이유”라고 말했다.

인근 숲의 상황도 비슷했다. 빌류이스키 숲에서 차로 3시간 걸리는 곳에서도 붉은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후끈 달아오른 땅에 묻혀있던 불씨는 계속 살아나 나무들을 위협했다. 잔불 정리와 화재 예방 차원에서 트랙터가 돌아다니며 흙을 갈아엎었다.


혹한 대신 폭염, 135년만에 ‘역대급’ 기온

지난 7월 러시아 시베리아 숲의 나무 사이로 붉은 화염과 하얀 연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러시아 시베리아 숲의 나무 사이로 붉은 화염과 하얀 연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혹한과 동토의 상징이었던 시베리아가 빨갛게 불타고 있다. 기후 변화가 가져온 이상 현상 때문이다.홀짝게임

러시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사하공화국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은 올여름 38도(6월 20일)까지 치솟았다. 1885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다. 원래 이곳은 한겨울 기온이 영하 50도 밑으로 떨어지는 추위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정반대의 폭염이 나타났다.

여기뿐일까. 절절 끓는 여름 날씨는 시베리아 전역을 덮쳤다. 유럽연합(EU) 산하 과학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6월 19일 시베리아 지표면 온도를 측정했더니 40도를 넘겨 붉게 표시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여름 평균 기온(15~18도)을 훌쩍 넘긴 수준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6월19일 촬영한 러시아 시베리아 지표면 온도. 대부분 지역이 40도를 넘겨 새빨갛게 표시됐다.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베르호얀스크 기온은 다음날 역대 최고치인 38도까지 치솟았다. AP=연합뉴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6월19일 촬영한 러시아 시베리아 지표면 온도. 대부분 지역이 40도를 넘겨 새빨갛게 표시됐다.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베르호얀스크 기온은 다음날 역대 최고치인 38도까지 치솟았다. AP=연합뉴스

이상 기온 조짐이 나온 지는 오래됐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에 따르면 여름이 시작되는 6월 기온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3년간은 30년 평균치(1981~2010년)를 4도 이상 웃돌았다. 시베리아도 지구 온난화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영구동토의 여름은 해가 갈수록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역대급’ 날씨가 찾아오면 토양은 점점 말라간다. 시베리아 지역의 눈 덮인 면적 비율은 올 5월까지만 해도 90%대였지만 6월엔 ‘0’으로 급감했다. 지난 30년간(1981~2010년)은 최소 10% 안팎이었다. 토양 1㎥에 함유된 수분량은 6월 들어 0.26㎥ 아래로 떨어졌다. 평년엔 0.3㎥ 이상 유지하면서 기울기가 완만하게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영구동토가 사라지는 대신 기온이 높고 땅이 바싹 마르는 고온건조한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의 선임 과학자 마크 패링턴은 “높은 온도와 건조한 지표면은 화재가 넓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속하는 데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늘 위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러시아 사하공화국 빌류이스키 숲. 화마가 한번 휩쓸고 간 곳은 주변과 달리 검은색으로 변했다. 적지 않은 면적이 폐허가 됐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하늘 위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러시아 사하공화국 빌류이스키 숲. 화마가 한번 휩쓸고 간 곳은 주변과 달리 검은색으로 변했다. 적지 않은 면적이 폐허가 됐다. 사진 sreda studio



고온건조한 숲 ‘화약고’ 변신, 남한 1.4배 잿더미
결국 숲은 버티질 못했다. 시베리아 지역은 항상 화재가 나곤 했지만, 올해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올 들어 러시아 국토 22만㎢(8월 기준)가 불에 타버렸다. 이 중 14만㎢는 숲이다. 남한 면적의 1.4배에 달한다. 그린피스는 “불이 나도 대부분은 진화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 러시아 당국이 (소방 인력 투입 등의)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시베리아의 광활한 삼림은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준다. 아마존 열대우림처럼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숲이 불타면 반대로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약고’가 된다. CNN은 지난 6~8월 러시아 동부 지역의 화재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량만 540Mt(메가톤)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7월 30일~8월 6일 일별로 촬영한 위성 사진. 시베리아 숲 화재로 발생한 대규모 연기는 마치 구름처럼 하늘을 가득 메웠다. 사진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7월 30일~8월 6일 일별로 촬영한 위성 사진. 시베리아 숲 화재로 발생한 대규모 연기는 마치 구름처럼 하늘을 가득 메웠다. 사진 NASA

불타는 숲에서 나오는 연기가 마치 구름처럼 시베리아의 하늘을 뿌옇게 덮어버렸다. 꺼진 듯 보이는 불씨는 땅속 깊이 자취를 감췄다 ‘좀비’처럼 자꾸 살아난다. 더 많은 화재, 더 많은 연기가 발생할수록 시베리아는 뜨거워지고, 지구 온난화는 빨라진다. 기온 상승→영구동토 해빙→대형 재난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멜니코프 동토연구소 연구부소장인 페도로프 알렉산더 니콜라이비치는 “시베리아 숲에 화재가 발생하면 영구 동토층의 붕괴를 빠르게 가져오게 된다. 또한 영구 동토의 붕괴는 세계 최대 동토 도시 중 하나인 야쿠츠크에 사회경제적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면서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화재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베리아의 숲에선 화재 진압에도 불구하고 땅 속 불길이 끊임없이 살아나 나무를 태웠다. 사진 sreda studio
시베리아의 숲에선 화재 진압에도 불구하고 땅 속 불길이 끊임없이 살아나 나무를 태웠다. 사진 sreda studio



이상고온, 미세먼지…한국도 위기 영향권
멀어 보이는 시베리아의 재앙은 결국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종성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시베리아의 온도 변화는 한국 기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 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베리아발(發)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적극적 개입이 중요하다. 한국도 비슷한 산불 문제가 곧 대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 교수는 “중국ㆍ러시아 접경인 남동 시베리아에서 불이 많이 나는데 중앙 정부가 멀리 있는 러시아 측은 방치하는 편이다. 러시아 정부가 비용을 따지지 말고 화재 관리에 나서야 하고, 전 지구적인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 교수는 “한국 역시 기후변화에 따라 산불 문제가 커질 것이다.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비가 많이 오긴 하지만, 앞으로 집중호우가 늘고 건조한 날은 더 많아지기 때문에 땅이 마르게 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김지혜 리서처·이수민 인턴 sakehoon@joongang.co.kr

※불타고 있는 시베리아 숲을 하늘과 땅에서 찍은 실감형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스마트폰으로 QR코드에 접속하면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주소창에 (https://youtu.be/LCzj-GBL6Qk)를 입력하세요.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식에서 원인철 합동참모본부의장으로부터 보직신고를 받고 원 합참의장의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끈으로 된 깃발)를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김승겸 연합사 부사령관, 김정수 육군 2작전사령관, 안준석 지상작전사령관으로부터도 보직신고를 받고 수치를 매달아줬다. 특히 남영신 총장은 학군(ROTC) 출신이며, 비육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에게 삼정검 수치 수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에게 삼정검 수치 수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방력, 전쟁 안전판 역할 해야”
문 대통령은 진급자들과의 환담에서 “군의 가장 기본적인 사명은 강한 국방을 갖추는 것”이라며 “국방력은 전쟁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강한 국방력을 만드는 정부의 전략으로 ▶새로운 기술·장비 도입과 달라지는 전쟁 개념 선도 ▶굳건한 한ㆍ미 동맹 ▶전시작전권 전환을 언급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나 원인철 합참의장 임명 등 이번 인사가 아주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 세 가지 발전전략 아래 능력의 관점에서 인사를 했음을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원 합참의장은 “막중한 사명이 있기 때문에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다)’하면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님의 의지와 정부 정책을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고 한다. 남영신 총장은 “특전사 첫 부임 받아 공수훈련 받을 때 첫 강하를 위해 비행기 문에 선 기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월 2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준장 진급자들에게 수여했던 삼정검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준장 진급자들에게 수여했던 삼정검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호국·통일·번영을 상징하는 삼정검
삼정검은 조선시대 임금이 병마를 지휘하는 장수에게 하사하는 사인검(四寅劍)에서 유래했다. 삼정검이라는 이름에는 ‘육군, 해군, 공군 3군이 일치해 호국, 통일, 번영의 3가지 정신을 달성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삼정검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3년 처음 제작됐다. 당시엔 삼정도(三精刀)로 불렸다. 1983년 연재된 중앙일보 ‘청와대 비서실’ 기사에 따르면, 장세동 당시 청와대 경호실장이 도검 장인 전용하씨에게 “칼에 대한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관심과 기대가 각별하십니다”라며 제작을 의뢰했다고 한다.

삼정도가 공식 수여된 것은 1983년 8월이다. 1호는 통수권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받았다. 2호는 윤성민 당시 국방부 장관이 받았다. 1985년까지 대통령이 재가한 장성 직위자 또는 기관장에게만 수여했다가 1986년부터는 전체 군 장성에게, 그 이듬해부터는 준장 진급자에게만 수여했다.

삼정도가 삼정검으로 바뀐 것은 노무현 정부 때다. 국방부는 2006년 “외날인 기존의 삼정도는 서양식 칼과 흡사해 한국 전통에 맞는 양날의 삼정검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현재 모습과 같은 삼정도가 수여됐다.

지난 6월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장 진급자 16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삼정검 수치 수여식. 수치들이 선반에 나란히 놓여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6월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장 진급자 16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삼정검 수치 수여식. 수치들이 선반에 나란히 놓여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삼정도는 길이 100㎝, 무게 2.5㎏이다. 피나무에 상어가죽을 입힌 칼집에는 대통령 휘장과 무궁화가 조각돼 있다. 칼날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병사들에게 내세운 임전훈(臨戰訓)으로 알려져 있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이 새겨있다고 한다.

이전 정부에서는 과거에는 국방부 장관이 준장 진급자에게 삼정검을 주는 게 관행이었으나, 문 대통령은 2018년부터 삼정검 또는 수치를 직접 수여했다. 군 사기를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수치엔 장성의 보직과 이름, 임명 날짜, 수여 당시 대통령 이름이 수놓아져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제37회 최은희 여기자상 시상식.. 이혜미 한국일보 기자 수상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최은희 여기자상 시상식에서 이혜미(31)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가 상을 받았다. 2015년 부산일보에 입사해 2017년 한국일보로 자리를 옮겼다. 사회부, 기획취재부를 거쳐 현재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도시 빈민의 쪽방 주거 실태를 파헤친 ‘지옥고 아래 쪽방’ 연재 기사를 통해 최빈곤층의 참담한 실태를 폭로하고 환경 개선의 해법을 제시한 점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최은희여기자상 시상식에 역대 수상자들이 모였다. 아래 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최성자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자문위원, 윤호미 호미초이스닷컴 대표, 올해 수상자 이혜미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신동식 한국여성언론인연합 대표, 강승아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이희정 전 한국일보 기자, 윤여진 부산일보 편집부 기자, 강경희 조선일보 논설위원. /박상훈 기자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최은희여기자상 시상식에 역대 수상자들이 모였다. 아래 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최성자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자문위원, 윤호미 호미초이스닷컴 대표, 올해 수상자 이혜미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신동식 한국여성언론인연합 대표, 강승아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이희정 전 한국일보 기자, 윤여진 부산일보 편집부 기자, 강경희 조선일보 논설위원. /박상훈 기자

최은희 여기자상은 한국 최초 여기자이자 항일운동가인 추계(秋溪) 최은희(崔恩喜) 여사가 기탁한 기금으로 만들었다. 이 기자는 “이 상은 제가 기자로 첫걸음을 디뎠던 순간부터 마음속 깊이 담았던 꿈”이라며 “상패는 집 안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되새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어릴 때부터 천방지축처럼 일을 벌였는데 수습은 이 자리에 계신 어머니 몫이었다”며 “어머니가 저를 배짱 좋게 키워주신 덕에 쓰고 싶은 기사를 맘껏 쓰며 살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로 최소한의 참석자만 초청한 시상식에는 심사위원장인 윤호미 호미초이스닷컴 대표, 심사위원인 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를 비롯해 운영위원장인 김문순 조선일보미디어연구소 이사장, 최은희 여사의 차녀 이혜순 이화여대 명예교수, 손자인 이근백 추계문화사업회 부회장,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 이태규 한국일보 뉴스룸 국장, 조선일보 홍준호 발행인, 박두식 편집국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상금 1500만원은 방일영문화재단에서 지원한다. 조유미 기자

김종인·안철수 규제3법 등 갈등
안, 국민의힘 강연서 “통합 일러”
양당 연대설에도 대표들은 냉랭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23일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23일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안철수 대표라는 사람을 여러 번 만나 봐서 잘 안다. 그 사람의 정치적 역량이 어느 정도라는 걸 알고 있다. 내가 왜 남의 당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겠나.”(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9월 23일자 언론 인터뷰)

“김 위원장 취임 때 (국민의힘) 지지율이 17~18%였는데, 지난주는 19~20%였다.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지만 이게 객관적 데이터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9월 23일 강연)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연일 냉랭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후년 대선에서의 연대설이 흘러 나오지만 정작 양당 대표들 사이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했다. 올 초 정계 복귀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 선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안 대표는 연대와 관련된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어떤 선거 준비라든지, 아니면 통합·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아직 안 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도 힘들다”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의 대립구도는 민주세력과 적폐세력, 서민과 기득권의 호감과 비호감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여권이 주장하는 소위 ‘기업규제 3법’과 관련해 날을 세우고 있다.

자신이 의욕을 보이는 이 법에 안 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히자 김 위원장은 전날 “(안 대표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23일 강연 뒤 취재진에게 “현장에서 직접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면서 한국 경제 구조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며 살았다”고 재반박에 나섰다. 같은 날 김 위원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바람’이 거셌던 2011년을 거론하며 “안 대표에겐 그때가 자기 인생에서 단 한 번 오는 기회였다. 그런 기회가 다시는 안 올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갈등에 대해 국민의힘 내 반응은 다양하다. “아직은 서로 경쟁하고 의견 차이를 보이는 게 당연하고, 여론의 관심을 받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각하게 볼 일은 아니다”는 의견이 있고, “김 위원장이 그간 보인 반응으로 볼 때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나 대권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양당 간 연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소위 ‘기업규제 3법’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까지 맞물리면서 야권이 당분간 시끄러울 가능성이 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지난 6월 21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해안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북한 영해에서 조업중인 중국 어선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6월 21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해안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북한 영해에서 조업중인 중국 어선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공무원이 북한으로부터 피격을 당해 사망했다는 설 역시 힘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관련 첩보를 분석하는 중”이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슬리퍼만 남긴 채 새벽에 사라져━24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 12시 51분 인천 옹진 소연평도 남방 2㎞(1.2마일) 해상에서 해수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씨(47)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

A씨는 전남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다. 실종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꽃게 성어기라 어업지도선은 물론 해경, 해군 모두 총출동한 상황이었다.

어업지도선에 함께 탄 다른 승선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A씨는 21일 오전 0시부터 4시까지 당직근무를 했으며, 오전 1시 35분쯤 개인 업무를 이유로 조타실에서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승한 선원들은 21일 오전 11시30분쯤 점심식사를 앞두고 A씨가 보이지 않자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으나 A씨의 슬리퍼만 선상에서 발견됐다. 이후 해경에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22일 오후 1시 50분부터 23일까지 해양경찰 및 해군함정, 해수부 선박, 항공기 등 약 20여대의 구조세력이 실종해역을 중심으로 집중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해당 어업지도선에는 CC(폐쇄회로)TV가 설치됐지만 A씨가 사라진 장면은 CCTV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조사당국은 A씨의 동선과 실종 경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단적 선택인가 자발적 월북인가

지난 6월 20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갈도가 해무로 인해 흐릿하게 보인다. /사진=뉴스1
지난 6월 20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갈도가 해무로 인해 흐릿하게 보인다. /사진=뉴스1

단순 실종 가능성이 높던 A씨 사건이 변곡점을 맞이한 것은 22일 군 당국에 접수된 첩보 이후다. 군 당국은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됐다며 정밀분석중이라고 23일 밝혔다.국방부는 A씨의 생사 여부에 대해서, 또는 어떻게 A씨가 발견됐다는 정보를 획득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정보 취득 경로 자체가 군 기밀사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어업지도선 내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北 묵묵부답인 가운데 피격·사망설 떠올라

지난달 21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오른쪽)에 인공기와 최고사령관기가 내려가 있다. 왼쪽은 지난 6월 23일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당시 깃발이 걸려있는 모습.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달 21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오른쪽)에 인공기와 최고사령관기가 내려가 있다. 왼쪽은 지난 6월 23일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당시 깃발이 걸려있는 모습.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군 당국은 북측에 정보공유를 요청할 예정이었다. 현재 정부가 북한에 정보 공유를 요청할 수 있는 경로는 판문점 적십자 채널, 남북간 군 통신선, 유엔사 채널 등이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지 않는 한국 정부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남북간 연락채널을 모두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3일까지 북한 정부는 A씨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정보 공유와 입장 표명이 늦어질수록 정확한 사건 파악도 차일피일 늦어질 수밖에 없다. 관계당국은 A씨가 북한에 있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송환을 요청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일부 매체는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의 원거리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북측이 코로나19(COVID-19) 방역을 위해 A씨를 화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국방부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A씨의 사망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A씨가 월북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사고로 조류에 떠밀려 북으로 향했던 것인지 여부 등은 더 따져봐야 한다. 북측이 원거리 총격을 했던 것인지, A씨를 붙잡은 후 총격을 한 것인지 등 역시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24일 오전 중 국방부는 지금까지 확보한 첩보들을 분석한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미스터리들이 얼마나 풀리게 될지 여부가 관건이다.세종=최우영 기자 young@,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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