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 벌금형
달걀 던져 가슴에 맞힌 폭행 혐의
“일반폭행 비해 더 모욕 느낄수도”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달걀을 맞는 것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폭행보다 더 모욕적일 수 있다며 달걀을 던지는 행위도 폭행이 맞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파워볼게임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최근 폭행 혐의로 기소된 백은종(67) 서울의 소리 대표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백 대표는 지난 1월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보수단체인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공대위)’ 집회에 참석한 이우연(53)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에게 “역사를 왜곡한다”며 달걀을 던져 가슴에 맞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공대위는 수요집회가 진행되는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소녀상 철거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판사는 “계란을 던진다는 것은 일반적인 폭행에 비해 신체 상해 등 물리적 위해의 우려는 덜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달걀을 던지는 행동의 사회적 함의 등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로서는 달걀을 맞는 것이 일반적인 폭행보다 더 모욕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때문에) 피해자의 피해가 적다고 할 수도 없다”면서 “백 대표는 자유의 한계를 벗어나는 행동으로 인해 처벌받은 전력이 다수 있고, 이 사건 역시 자유의 한계 내에 있는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커버스토리] 히말라야·남중국해·센카쿠열도.. 中 영토분쟁


중국은 동서남북으로 14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지리적으로 영토 분쟁이 빈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역사적으로도 청나라 때 최대 제국을 이룬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100년간 서구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해 만신창이가 됐다. 그랬던 중국이 강대국이 되면서 “고토 회복”을 외치며 영토 욕심을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토라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또 미국과 일본이 버티는 태평양 출구도 노리고 있고, 히말라야에선 인도와 싸우고 있다. 중국의 영토 갈등으로 아시아 전체가 들썩인다.동행복권파워볼

중국 점거 남중국해는 화약고

베트남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중국과 앙숙이다. 역사를 보면 그럴 만하다. 베트남은 1000년 넘게 중국의 지배를 받다가 938년 독립을 이뤄냈다. 그 후에도 끊임없이 중국 왕조의 침공을 받았다. 베트남은 1979년에도 중국군과 맞붙었으나 물리쳤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도 중국과 충돌해 왔다. 1974년 1월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시사군도)에서 중국 해군과 맞붙었으나 패했다. 1988년 3월에는 스프래틀리제도(난사군도)에서 중국군과 싸워 해군 70여명이 숨지는 패배를 당했다.

최근에도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이 중국 해상감시선에 부딪혀 침몰하는 등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의 영토 전쟁은 2000년 넘게 이어지는 셈이다.

중국은 1953년 반포한 지도에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9개의 점을 연결한 U자 형태의 ‘남해 구단선(nine-dash line)’을 표시해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단선은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가량을 포함한다. 중국은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카보러 암초를 2012년 강제로 점거하기도 하는 등 주변국을 힘으로 누르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곳곳의 암초를 인공섬으로 만들어 활주로 건설과 미사일, 레이더 시설 설치 등으로 군사기지화해 영유권 굳히기에 들어갔다. 중국은 인공섬에 최신예 전투기와 대형 폭격기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은 천연자원의 보고인 남중국해가 해상 에너지 수송로이자 대미 방위선인 ‘제1열도선’이라는 전략적 가치 때문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역시 인도양-말라카해협-태평양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남중국해를 중국이 장악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남중국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티베트 ‘완충지대’ 사라져 인도와 충돌

중국은 인도와도 극한 충돌을 빚고 있다. 인도 북부 라다크 국경 지역인 갈완계곡에서는 지난달 15일 양국 군이 충돌해 인도군 20명 등 수십명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 5월 5일과 9일에도 라다크 판공초 호수와 시킴 지역에서 양국 군대가 각각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양국 군은 2017년 부탄 국경지역 도클람(둥랑)에서 73일간 대치하기도 했다.

인도 군인들이 중국-인도 국경 지역인 라다크에서 지난달 발생한 중국군과의 충돌 과정에서 숨진 병사의 시신을 공항에서 옮기고 있다. 당시 충돌로 인도군 20여명이 숨졌고, 인도에서 반중 여론이 격화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 군인들이 중국-인도 국경 지역인 라다크에서 지난달 발생한 중국군과의 충돌 과정에서 숨진 병사의 시신을 공항에서 옮기고 있다. 당시 충돌로 인도군 20여명이 숨졌고, 인도에서 반중 여론이 격화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와 중국의 잦은 충돌은 ‘완충지대’ 티베트가 무너진 탓도 있다. 티베트는 토번제국 시기엔 당나라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했다. 토번은 그러나 건륭제 때인 1750년 청나라 영토에 편입됐다.엔트리파워볼

티베트는 청나라가 무너지자 1913년 독립을 선언했고, 1914년 인도 심라회의에서 영국으로부터 독립 승인을 얻어냈다. 당시 영국과 티베트가 심라조약에 명시한 ‘맥마흔 라인’이 현재 인도와 중국 간 영토 분쟁의 불씨가 됐다.

티베트는 1950년 중국군의 침공에 굴복해 중국 영토로 편입됐다. 1959년 티베트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났으나 실패한 뒤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 식민지배 시절 영국은 티베트를 중국과의 완충지대로 삼으려 했다. 우려대로 티베트가 중국에 넘어가자 인도와 중국이 직접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9만㎢ 영유권을 주장하고, 인도는 카슈미르 악사이친의 3만8000㎢를 중국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시내의 중국영사관 근처에서 필리핀 시위대가 중국의 남중국해 점거를 규탄하며 중국 국기를 불태우는 장면이다. AP연합뉴스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시내의 중국영사관 근처에서 필리핀 시위대가 중국의 남중국해 점거를 규탄하며 중국 국기를 불태우는 장면이다. AP연합뉴스


러시아와도 영토 앙금, 불씨 여전

중국은 러시아와도 한때 철천지원수 같은 사이였다. 중국은 청나라 말기 동북지역의 방대한 땅을 러시아에 내줬다.

러시아는 17세기 초부터 시베리아 동쪽으로 진출해 청나라와 수차례 충돌하다 1689년 국경선을 정하는 네르친스크 조약을 맺었다. 중국의 첫 국제 조약이다. 이어 1858년에는 아이훈 조약으로 아무르강(헤이룽강)과 스타노보이산맥 사이의 60만㎢에 이르는 방대한 영토를 챙겼다.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우수리강 동쪽 연해주와 사할린섬 등 40만㎢를 추가로 얻었다. 그후 중국은 동해로 가는 길이 막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1969년 3월 우수리강 중류의 전바오(珍寶·다만스키) 섬에서 대규모 군사 충돌을 벌였다. 양측은 탱크와 장갑차, 다연장로켓포까지 동원해 전면전을 벌였다. 중국은 연신 참패를 거듭했다. 이후 4380㎢에 이르는 국경에 중국과 소련이 각각 81만명과 65만명의 병력을 배치하며 대치를 이어갔다. 소련은 핵무기 사용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전바오 전투’는 중국과 러시아의 깊은 영토 갈등의 단면을 보여준다. 두 나라는 세력 균형이 무너지면 언제든 영토 전쟁이 불거질 수 있다.

일본의 센카쿠열도, 중국의 태평양 관문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에 나타난 중국 해경선 모습. AP연합뉴스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에 나타난 중국 해경선 모습. AP연합뉴스


중국은 일본과도 동중국해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서남쪽 약 410㎞, 중국 대륙 동쪽 약 330㎞, 대만 북동쪽 약 170㎞에 위치한 8개 무인도는 일본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다. 중국은 센카쿠열도에 대해 명나라 때 자국 바다를 방어하고 관리하는 구역이었으나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일본이 강제로 귀속시켰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일본이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하자 희토류 수출 금지 등 경제 보복을 했다.

중국은 주기적으로 국제사회에 이 지역이 영유권 분쟁지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만약 일본이 허점을 보이면 센카쿠열도는 중국이 가장 먼저 편입을 노리는 지역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센카쿠열도를 손에 넣는다면 태평양으로 가는 대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텍사스·플로리다 각 1만명↑..대형 유통체인 마스크 의무화 확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파견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 샘플을 다루고 있다.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파견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 샘플을 다루고 있다. [AF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는 17일(현지시간)에도 신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7만5천명 이상 나오며 확산세가 계속됐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하루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신규 환자가 7만5천명을 넘겼다고 집계했다.

신규 환자가 7만7천명을 넘기며 최대치를 기록했던 16일에는 못 미쳤지만, 여전히 하루 7만명이 넘는 환자가 나오며 급속한 확산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텍사스주에서는 이날 1만256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누적 환자가 30만7천572명으로 늘었다. 또 신규 사망자는 174명으로 코로나19 사태 후 최다를 기록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이날도 1만1천466명의 신규 환자와 128명의 신규 사망자가 나왔다. 이로써 이 주에서는 나흘 연속으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겼다. 또 누적 환자 수는 32만7천241명으로 증가했다.

현재 플로리다주는 인구 대비 환자가 가장 많은 주라고 CNN은 전했다.

인구 대비 환자 수에서 최근까지 애리조나주가 한 달 이상 가장 앞서 있었으나 지난 13일 플로리다주가 따라잡았다. 플로리다주의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5.24명이다.

그러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체육관을 문 닫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들은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으로 진전할 가능성이 작다며 이같이 말했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카운티는 이날부터 주 전역에서 매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마이애미비치도 18일부터 통행금지를 하기로 했다.

대형 유통체인점들의 마스크 의무화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미국 최대 소매 체인 월마트에 이어 CVS, 타깃 등이 고객들에게 매장 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쓰도록 했고, 이날은 인테리어·건축자재 소매 체인 홈디포와 로우즈가 똑같은 조치를 발표하며 마스크 의무화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363만8천2명, 사망자 수를 13만9천128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서울신문]

고문 같았던 가혹행위 증언하는 피해자 - 중학교 후배와 그의 여자친구로부터 수개월 동안 고문 수준의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17일 낮 전남 무안군 한 종합병원병실에서 기자들에게 참혹했던 경험을 증언하고 있다. 피해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한 주택에서 후배 연인으로부터 오랜 기간 가혹행위를 당해 두피가 벗겨지고 온몸에 화상을 입는 피해를 봤다. 경찰은 가해자인 남녀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7.17 연합뉴스
고문 같았던 가혹행위 증언하는 피해자 – 중학교 후배와 그의 여자친구로부터 수개월 동안 고문 수준의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17일 낮 전남 무안군 한 종합병원병실에서 기자들에게 참혹했던 경험을 증언하고 있다. 피해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한 주택에서 후배 연인으로부터 오랜 기간 가혹행위를 당해 두피가 벗겨지고 온몸에 화상을 입는 피해를 봤다. 경찰은 가해자인 남녀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7.17 연합뉴스

한 집에 같이 사는 중학교 선배에게 수개월에 걸쳐 ‘고문 수준’의 잔혹한 학대를 일삼아 온 20대 후배와 후배의 여자친구가 결국 구속됐다.

17일 광주지법 류종명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중학교 선배 A(24)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특수상해)로 박모(21)씨와 박씨의 여자친구 유모(23)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류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중학교 선배에 끓는 물 붓고 불로 지지고

박씨와 유씨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기 평택시의 자택에서 A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해 8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광주에 살고 있던 중학교 선배 A씨에게 ‘같이 일하며 함께 살아보자’며 평택으로 벌러 같이 산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와 A씨는 처음엔 각자 번 생활비로 공동생활을 했으나 이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폭행이 시작됐다.

박씨와 유씨는 A씨를 골프채로 때렸고, 심지어 끓는 물을 수십 차례 몸에 끼얹고 토치 불꽃으로 몸을 지지는 등 상상도 하기 힘든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A씨는 박씨와 유씨의 가혹행위로 두피가 대부분 벗겨지는 등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가혹행위로 인해 A씨가 피부 괴사를 겪자 몸에서 악취가 난다며 화장실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혼자 자해한 것” 범행 부인했던 ‘악마 커플’

이들은 A씨가 도망가면 A씨의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을 했다.

또 A씨가 일을 그만두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A씨가 빌리지도 않은 수억원대의 차용증을 작성했으며 집에 돌아가려면 이 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러한 협박에 A씨는 종종 연락하는 가족들에게 “잘 지내고 있다”며 혼자서 가혹행위를 감내했다.

잔혹하게 중학교 선배 학대, 20대 남성 구속영장 - 한집에 사는 중학교 선배를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20대 남성이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공범인 이 남성의 여자친구도 같은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7.17 연합뉴스
잔혹하게 중학교 선배 학대, 20대 남성 구속영장 – 한집에 사는 중학교 선배를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20대 남성이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공범인 이 남성의 여자친구도 같은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7.17 연합뉴스

가혹행위로 인해 A씨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하자 박씨 커플은 A씨를 고향인 광주로 데려가 입원시켰지만 병원비가 없는 A씨는 곧 퇴원할 수밖에 없었다.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했던 A씨는 다시 박씨 커플에게 돌아갔지만 학대 행위가 다시 시작되자 결국 탈출해 고향집으로 돌아갔다.

A씨의 부모는 상처투성이로 돌아온 아들을 보고 깜짝 놀랐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죄가 경기도에서 발생했지만 박씨 커플이 광주에 머물고 있는 관계로 이 사건을 넘겨받아 이들을 체포했다.

박씨 커플은 처음에 A씨가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심리 상태가 염려돼 검사를 의뢰하고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해 치료비 지원과 심리 치료를 받게 했다.

A씨의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고, 청원인은 박씨와 유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3억 5천만원짜리 가짜 차용증과 가족 해치겠다는 협박

박씨는 중학교 시절 A씨와 함께 운동부에서 활동한 3살 터울의 후배였다.

규율이 엄격한 운동부에서 함께 생활한 후배가 선배를 학대한 것은 언뜻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선배가 학대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차용증과 가족에 대한 협박 때문이었다.

고문 같았던 가혹행위, 온몸에 남겨진 증거 - 중학교 후배와 그의 여자친구로부터 수개월 동안 고문 수준의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17일 낮 전남 무안군 한 종합병원병실에서 기자들에게 참혹했던 경험을 증언하고 있다. 피해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한 주택에서 후배 연인으로부터 오랜 기간 가혹행위를 당해 두피가 벗겨지고 온몸에 화상을 입는 피해를 봤다. 경찰은 가해자인 남녀를 붙잡아 구속했다. 2020.7.17 연합뉴스
고문 같았던 가혹행위, 온몸에 남겨진 증거 – 중학교 후배와 그의 여자친구로부터 수개월 동안 고문 수준의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17일 낮 전남 무안군 한 종합병원병실에서 기자들에게 참혹했던 경험을 증언하고 있다. 피해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한 주택에서 후배 연인으로부터 오랜 기간 가혹행위를 당해 두피가 벗겨지고 온몸에 화상을 입는 피해를 봤다. 경찰은 가해자인 남녀를 붙잡아 구속했다. 2020.7.17 연합뉴스

학대가 시작된 것은 박씨가 장난처럼 시작한 주먹질이었다. 박씨는 선배인 A씨가 후배에게 맞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점차 폭력의 강도를 세게 늘려갔다.

A씨는 학대를 당하는 동안 이름 세 글자만 써준 차용증이 3억 5000만원이라는 빚으로 둔갑해 박씨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도망가면 가족들이 위해받을 것처럼 위협하는 박씨 커플의 협박도 A씨를 꼼짝 못하게 만든 이유였다.

A씨는 고향 집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면 ‘잘 지낸다’, ‘대기업에 취직했다’ 등 거짓말로 가족을 안심시킨 뒤 ‘사랑한다’는 끝인사로 별다른 의심을 사지 않도록 강요받기도 했다.

A씨의 부친은 “맏이인데도 집에서 막내처럼 굴었던 심성 여린 아들이 오랜 기간 이어진 폭력에 겁먹고 주눅이 든 짐승처럼 저항조차 못 하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아빠’하고 부르는 소리에 반가워서 문을 열었더니 아들이 사람 몰골을 볼 수 없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며 “얼마나 굶었는지 밥을 차려주자 마구 먹었다”고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건 날 아침을 떠올렸다.

두피 손상 후유증으로 평생 모자 쓰고 다녀야

A씨는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A씨는 끓는 물이 연거푸 끼얹어지는 가혹행위로 두피 대부분이 벗겨졌다. A씨는 심각한 후유증으로 남은 일생을 모자나 가발을 쓰고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이 사건 범행이 잔혹한 만큼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피의자들의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 등도 분석하고 있다.

국민 메신저서 들어가는데 단 1분, 기혼남녀 모여 ‘아슬아슬한 대화’..피해 남편 “아내 불륜, 여전히 큰 상처”

[편집자주] 수습기자 때 휠체어를 타고 서울시내를 다녀 봤습니다. 장애인들 심정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생전 안 보였던, 불편한 세상이 처음 펼쳐졌습니다. 뭐든 직접 해보니 다르더군요. 그래서 체험해 깨닫고 알리는 기획 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체헐리즘’ 입니다. 제가 만든 말입니다. 체험과 저널리즘(journalism)을 하나로 합쳐 봤습니다. 사서 고생한단 마음으로 현장 곳곳을 몸소 누비겠습니다. 깊숙한 이면의 진실을 알리겠습니다. 소외된 곳에 따뜻한 관심을 불어넣겠습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내 다리공(다리 공개).”

그 말과 함께, 단체 채팅방에 사진 하나가 떴다. 한 여성의 다리였다. 사진은 곧 가려졌다. 그 방에 있던 36살 남성 A는 “하악”이라고 내뱉더니 “나 숨 좀 쉬게해줘”라고 호응했다. 사진을 보낸 35살 여성 B는 이에 만족한 듯했다. 또 다른 38살 남성 C는 ‘와, 감동이에요’ 이모티콘을 날렸다. 다른 이들도 “존예(정말 예쁘다)”, “맨다리가 더 예뻐”, “그거 (직접) 보고 싶으면 존버하자(버티자)” 등 대화를 이어갔다. 벙참(직접 만나는 것)을 꼭 하잔 얘기까지.

결혼한 남녀들이었다. 한 사람에게 끌렸고, 사랑에 빠졌고, 평생 함께하기로 약속했단 의미다. 그런 그들이 여기서,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황당하게도, 이곳은 누구나 맘먹으면 손쉽게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철저히 나를 감출 수 있었다. 별다른 가입도, 개인 정보도 필요 없었다. 오빠, 여보 등 두 글자짜리 익명 대화명과 색깔로만 해놓은 프로필만 보였다.

제보한 남편은 스스로를 '평범한 직장인'이라 소개했다. 일상의 균열을 만든 건, 아내가 들어간 '썸톡방'이었다. 거기서 다른 남성들을 만났다고 했다./사진=남형도 기자가 받는 제보 메일 화면 캡쳐
제보한 남편은 스스로를 ‘평범한 직장인’이라 소개했다. 일상의 균열을 만든 건, 아내가 들어간 ‘썸톡방’이었다. 거기서 다른 남성들을 만났다고 했다./사진=남형도 기자가 받는 제보 메일 화면 캡쳐


기혼자들 ‘썸톡방(썸을 타기 위한 대화방)’ 안에, 3일간 그리 머물러 있었다.

취재를 시작한 건 세 가족 아빠의 제보 때문이었다. 아내와 딸이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라 했다. 올해 초, 아내가 외도했다며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 통로가 한 메신저 ‘오픈 채팅방’이라 했다. 그걸 통해 아내가 남성 여럿과 만났다고 했다. 두 달 만에 알아차렸고, 용서했지만, 상처는 채 씻기지 않았단다. 여전히 많이 힘들다고 했다.

괜스레 기사로 알리는 꼴이 될까 싶어, 오래 주저했었다. 나 또한 기혼자이기에 거부감도 컸다. 그러나 썸톡방에 들어가 체험하는 동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수백 번씩 했다. 그래서 내 아내가, 남편이, 이성과 이런 대화를 나누는 걸 꿈에도 모를, 배우자를 위해 펜을 잡기로 했다. 이 채팅방을 관리하는 메신저 측이, 부디 기술적으로 규제할 방안을 꼭 마련하길 바라는 맘으로.

참고로 이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 아내에게 미리 알렸다(오해하면 위험, 생명보험 가입).━1분도 안 걸린, ‘썸톡방’ 입장

썸톡방 화면들. 떳떳하면 이름, 얼굴 모두 깔 수 있지 않았을까./사진=남형도 기자 카톡
썸톡방 화면들. 떳떳하면 이름, 얼굴 모두 깔 수 있지 않았을까./사진=남형도 기자 카톡

단 1분이었다. 기혼 남녀들의 ‘썸톡방’으로 들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실로 놀라웠다. 국내 가입자가 4500만명, 전 국민이 사실상 다 쓰는 메신저에 이리 활짝 열려 있다는 게.

특정 키워드로 검색만 해도 엄청난 기혼 썸톡방이 쏟아졌다. 썸이 아닌 친목방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썸방’이었다. 한 채팅방 배경은 남녀가 껴안고 있는 모습이었고, 설명엔 ‘썸&친목’, ‘연애’, ‘얼공필(얼굴 공개 필수)’ 등이 적혀 있었다. 또 다른 방은 ‘존잘, 존예들의 썸방’이란 제목으로 개설돼 있었다. 그 방 배경 사진엔 ‘이 밤은 지고, 난 널 책임지고’ 같은 문구가 있었다. 누가 봐도 개설 목적이 뚜렷해 보였다.

그중 한 곳에 들어갔다. 그러니 대뜸 “남자야? 여자야?”하고 물었다. 남자라 답하니 “O휴(남자란 뜻)는 마감이야”라고 했다. “아, 마감이요?”라고 되묻자마자 이미 쫓겨났다.

또 다른 방에 들어갔다. 방장이 ‘닉변(닉네임 변경)’을 하라고 했다. 어떻게 바꾸느냐 물었더니, 본인들처럼 하라고 했다. ‘닉네임 두 글자, 나이, 사는 곳, 성별’ 이 순서로 쓰면 됐다. 그래서 ‘똘이(반려견 이름), 38, 서울, 남’ 이렇게 바꿨다. 그랬더니 프로필 사진을 색깔만 남기고(예컨대 빨간색, 파란색 등) 바꾸란다. 어떻게 하는지 몰라 우물쭈물하다 또 쫓겨났다.

썸톡방에 들어가자마자 받은 인사./사진=남기자가 들어간 썸톡방 화면
썸톡방에 들어가자마자 받은 인사./사진=남기자가 들어간 썸톡방 화면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또 다른 썸톡방에 겨우 안착했다. 대화명을 ‘새끼곰’이라 했다. 얼마 전 사육장 곰들의 실태 기사를 써서였다. 그랬더니 두 글자로 바꾸라 해서, ‘색곰’이라 바꿨다. 이들에게 썩 잘 어울리는 대화명이라 여겼다.

다시 강조컨대, 그 썸톡방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조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어떤 진입 장벽도 없었다. 모든 건 익명이었다. 그러니 나를 철저히 숨길 수 있었다.━“안전하게 논다”며 ‘웨딩 사진’까지 받아

기혼 인증을 한다고, 웨딩 사진을 보내라고 했다./사진=개인 톡방 화면
기혼 인증을 한다고, 웨딩 사진을 보내라고 했다./사진=개인 톡방 화면

들어간 뒤 거기 남아 대화하려니 추가 ‘인증’이 필요했다.

총 3단계 인증이 있다고 했다. 1단계는 ‘얼굴 사진’을 보내는 거였다. 예전에 칼럼에 썼던 사진 한 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2단계로 ‘웨딩 사진’을 보내달라 했다. 아내 얼굴을 가리고, 사진 한 장을 찾아서 보냈다. 그랬더니 “옆 모습이라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앞모습이 나온 것으로 다시 보냈다.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일까’ 잠시 생각했다.

다 끝났나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실시간 인증’을 하란다. 앞에서 인증한 사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하겠단 거였다. 그러니 “손가락 네 개를 펴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내게 말했다. 난 전화 취재를 하는 방에 들어가 백 만년 만에 셀카를 찍었다. 그걸 보냈다.

그리고 답을 기다렸다. 잠시 뒤 “합격”이라며 “반갑다”는 환영 인사가 이어졌다. 합격이란 말은 입사 이후 처음 들었다. ‘이걸 기뻐해야 하는 건가’ 싶어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다행이긴 했다, 이제야 오가는 대화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으니.

대체 왜, 이런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는 걸까. 추후 다른 방 방장에게 물으니 “안전하게 놀기 위한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사진을 속이진 않는지, 기혼은 맞는지, 신원이 불확실한 사람은 아닌지 등을 파악하기 위함이란 거였다. 덧붙이자면, “채팅방 물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방에 따라 얼굴을 보고 내쫓기도 한다며.━썸타기 위한 ‘질문’들

신입 합격 후 받은 10가지 질문. 이걸 보고 공유하고 각자 썸을 타란다./사진=썸톡방 화면
신입 합격 후 받은 10가지 질문. 이걸 보고 공유하고 각자 썸을 타란다./사진=썸톡방 화면

그리 썸톡방에 어렵사리 들어왔다.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썸톡방 하나를 더 들어갔다.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그 방도 같은 방식의 ‘인증’을 거쳤다. 그렇게 총 2개의 오픈 채팅방이 채팅창에 띄워졌다.

이어 썸타기를 위한 정보 공유가 시작됐다. 날 ‘신입’이라 부르던 방장 몇몇은, ‘공식 질문’이라며 작성해달라고 했다. 질문은 총 10가지였다.

기억나는 것 몇 가지는 이랬다. ‘마지막 연애는?’이라고 돼 있었는데, 대체 뭔 소린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낮과 밤 중 언제가 ‘프리한지(자유로운지)’도 물었다. 썸인지 친목인지도 물었고, 키와 주량도 적어야 했다. 마지막으론 ‘썸상형(썸 이상형)’이 뭔지 답하라고 했다. 이런 단어는 태어나 처음 봤다. 빈칸으로 보내니, “오빠, 썸상형 뭐야?”라는 물음이 이어졌다.

취재이고, 아내에게 밝혔음에도, 이걸 적는데 괜스레 죄책감이 들었다. 기혼들끼리 모여서, 썸을 타겠다며 ‘이상형’을 적어내라는 게.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내, “XXXX들”이라며 함께 욕한 뒤에야 맘이 진정됐다. 질문 10개는 대강 적어서 냈다.

배우자에 대해, 각자 이렇게 공부를 하면 어떨까요./사진=썸톡방 공지 화면
배우자에 대해, 각자 이렇게 공부를 하면 어떨까요./사진=썸톡방 공지 화면


각자 작성한 질문들은, 채팅방 상단에 고정이 됐다. 썸상형엔 ‘비율 좋은 분’, ‘오빠 같은 연하’, ‘섹시한 남자’, ‘다정하고 웃긴’, ‘귀여운’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리고 공지엔 “읽어보시고 모두 썸 타세요”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기혼 남녀를 짝짓기 위한 노력이 그리 가상했다. 채팅방 인원은 각각 12~15명을 오갔다. 남녀 성비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조율하는 분위기였다. 썸타는 걸 감안한 거였다. 대화를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규칙도 정해 놓았다. 속해있던 한 썸톡방에선 ’24시간 내 100톡 이하 강퇴’란 규정이 있었다. 이를 어겨 쫓겨나지 않으려면, 쉴 새 없이 떠들어야 했다.

또 대화 도중 원하는 이성의 얼굴을 볼 수 있게 ‘지목’하는 것도 있었다. 지목당한 이는, 본인 얼굴 사진을 공개해야 했다. 그럴 땐 대부분 “예쁘다”, “잘생겼다”며 과한 칭찬이 오가곤 했다.━선을 넘던, 아슬아슬한 대화들

이런 대화가 아무렇지 않게 오갔다./사진=썸톡방 화면
이런 대화가 아무렇지 않게 오갔다./사진=썸톡방 화면

썸타기에 부응하듯, 선을 넘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친목 대화가 주를 이뤘지만, 아슬아슬한 대화도 빈번했다. 모르고 보면, 기혼이란 걸 짐작하기 힘들만큼.

이성적 호감을 드러내는 건 다반사였다. “초미녀”, “존잘”, “존예” 등 외모를 평가하며 좋다고 하는 게 가장 많았다. 그러다 한 남성을 두고 여성 두 명이 서로 “좋아한다”, “보고 싶다”, “이 오빠는 내 것”이라며 경쟁하듯 얘기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셋이 썸을 탄다”고 했다. 서로 취향을 얘기하다가, 너무 잘 맞는다며 “둘이 사귀어”라고 다른 이가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 썸톡방 내에선 사귀는 이들도 있었는데, 이를 ‘공커(공개 커플)’라고 불렀다. 이들은 채팅방 내에서 서로의 일상에 대해 계속 확인하고, 안부를 묻고,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대화에 끼기가 참 어려웠다./사진=썸톡방 화면
대화에 끼기가 참 어려웠다./사진=썸톡방 화면


성적(性的) 대화도 서슴지 않았다. 밤 10시쯤이었다. 30대 후반이라 밝힌 여성 D씨가 연하 남성 E씨에게 “선호하는 체위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D씨는 “후배위하는 체위”라고 답했다. 여기에 참여하는 이들은 재밌다는 듯 낄낄거리고 웃었다. 왁싱 얘기를 하다 서로의 중요 부위 체모가 많고 적음을, 가슴 크기에 대한 주제로 대화하다 “남친이 만져주면 커진다던데” 등이라 하기도 했다. 다리를 공개하자 “치마 올려”라고 추가로 말하곤 웃기도 했다.━그리고 만난다, ‘벙’의 세계

'일벙'은 일대일 만남이란 뜻이고, '공커'는 공개커플이란 뜻이다. 이런 신발^^/사진=썸톡방 화면
‘일벙’은 일대일 만남이란 뜻이고, ‘공커’는 공개커플이란 뜻이다. 이런 신발^^/사진=썸톡방 화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녔다. 썸톡방에서 쌓은 관계는 ‘벙(벙개, 직접 만남)’으로 이어졌다. 대화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단어가 바로 이거였다. 아예 방 규정에 “2주 안에 무조건 벙에 참여한다”고 정해 놓은 곳도 있었다. 한주에 많게는 3~4회씩 한다고 했다.

벙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 ‘술벙(술 먹는 벙)’, ‘밥벙(밥 먹는 벙개)’, ‘커벙(커피 마시는 벙개)’, 그밖에 지역 이름을 붙여 ‘OO벙’이라고 일컬었다. 서로 친한 이들끼리는 ‘일벙(일대일 벙)’을 많이 하는 분위기였다. 아예 썸톡방 이벤트로 둘씩 짝을 지어, 일벙을 하도록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니 온갖 명목으로, 시고 때고 없이 만나잔 이야기가 오갔다. 날짜를 정하고, 가능한 이가 누구인지 수시로 투표에 부쳤다. 한 채팅방에선 30대 여성 F씨가 “이번 주말에 가평에 놀러가자”고 제안했고, 집안 일정 때문에 어렵다는 남성 G씨에게 “아기도 데리고 오라”, “집에 놀러 가겠다”며 계속 부추기기도 했다.

이 옷을 입고 만나러 나오란다./사진=썸톡방 화면
이 옷을 입고 만나러 나오란다./사진=썸톡방 화면


이미 호감 또는 친분이 있는 남녀끼리는, “그날 정말 예뻤다, 좋았다”, “만날 때 다음에 내 옆에 앉아라”라고 하거나, “다음에 만날 때 이거 입고 나와”하면서 원피스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술 마시는 벙에 직접 가서 취재해보고 싶었으나, “신입이라 일주일은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아침부터 밤까지, 쉴 틈 없던 ‘썸톡방’

잠시만 한눈 팔아도, 이렇게 대화가 쌓여 있었다./사진=썸톡방 화면
잠시만 한눈 팔아도, 이렇게 대화가 쌓여 있었다./사진=썸톡방 화면

썸톡방은 쉼이 없었다. 아침에 깨선 “굿모닝”이라 인사를 했고, 어떻게 출근하는지, 오늘 뭘 하는지를 하나하나 다 얘기하는 분위기였다. 점심을 뭘 먹었는지 얘기하며 “다음에 같이 가자”고 했고, 그날 힘들거나 짜증 나는 일이 뭐였는지, 퇴근길에 또 얘길 나눴다. 새벽 2~5시 정도를 제외하곤 거의 24시간 내내 대화가 오간다고 보면 될 것 같았다.

어쩐지 낯이 익었다. 평소 아내와 나누던 대화들이었다. 아침 컨디션은 괜찮은지, 출근은 잘 했는지, 오늘 일이 많은지, 점심은 잘 챙겨 먹었는지, 직장에선 힘들고 속상한 일은 없었는지.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밥을 함께 먹고, 몸을 기대어 그날 차마 못 본 서로의 하루를 묻고는 했다. “오늘 실은 기분 나쁜 일이 있었어.” 아내가 그런 말로 시작하면, 피곤해 누웠다가도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제대로 들어야 할 얘기였기에. 그 마지막에 아내는 늘 “이제 좀 후련해”라 했었다.

그 하나하나가, 부부만이 나눌 수 있는 정(情)이었다. 그러니 썸톡방 속 그들의 수다도, 실은 배우자와 나눠야 할 소중한 대화인 게 맞았다.

썸톡방에 머문 3일 동안, 그런 소중한 일상에 지장을 많이 받았다. 잠시 확인하지 않으면, 채팅방 오른쪽에 ‘빨간색 숫자(확인하지 않은 메시지 수)’가 수백 개씩 쌓였다. 다 무시했다간 쫓겨날까 싶어, 자주 확인해야 했다. 그만큼 아내와의 대화도,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도 줄 수밖에 없었다. 이 대화에 제대로 참여하면, 하루종일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지내야 할 터였다. ‘그럼 가족과 보낼 시간이 얼마나 많이 줄어들까’, 그게 어렵잖게 짐작이 됐다.

결국 사흘째가 되던 날 아침, 난 채팅방 두 곳에서 모두 쫓겨났다. 방장은 내게 “색곰(내 대화명)은 24시간 동안 10톡 밖에 안 된다”며 내보내겠다고 했다. 돌이켜보니, 내가 참여한 대화는 새로운 사람이 등장할 때 “안녕하세여”하던 것과, 취재 목적으로 “이건 뭐에여”, “저건 뭐에여”하고 물어본 것 말곤 없었다. “빠염”이란 누군가의 마지막 인사를 들으며, 난 마침내 해방될 수 있었다.━대화명 ‘니네그렇게살지마’로 들어가 보니

이렇게 얘기했다가 강퇴 당했다. 언젠가 내 얘기가 생각나리라./사진=썸톡방 화면
이렇게 얘기했다가 강퇴 당했다. 언젠가 내 얘기가 생각나리라./사진=썸톡방 화면

그리고는 실험 하나를 했다. 대화명을 ‘니네그렇게살지마’로 설정하고, 썸톡방 10곳을 들어가 봤다.

썸톡방 7곳은, 아무 말도 안 했음에도, 들어가자마자 바로 쫓겨났다. 대화방 공기가 내 입장과 동시에 냉랭해지는 게 느껴졌다. 나머지 3곳은 가만히 지켜보길래, “그렇게 살지 마세요”라고 한마디 했다. 그랬더니 “네, 그럴게요”하더니 바로 쫓아냈다.”무슨 말씀이세요”라고 따져 묻거나, “제가 뭐 어쨌는데요”라고 반박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 정도 부끄러운 맘으로 들어와 있었던 걸까, 대화명만 봐도 바로 내쫓아야 할 만큼. 혹시 배우자가 찾아온 거라 여겼을 수도, 들키고 싶지 않은 게 있어서일 수도 있겠다.

이런 대화명을 썼다가 또 강퇴 당했다./사진=썸톡방 화면
이런 대화명을 썼다가 또 강퇴 당했다./사진=썸톡방 화면

썸톡방 들어온 남성 “아내가 날 무시해서”

기혼 여성인 것처럼 대화방을 만들었더니, 1분도 안 돼 이런 채팅창이 쏟아졌다. 정신차리세요, 저 남자에요./사진=일대일 채팅방 화면
기혼 여성인 것처럼 대화방을 만들었더니, 1분도 안 돼 이런 채팅창이 쏟아졌다. 정신차리세요, 저 남자에요./사진=일대일 채팅방 화면

그리 떳떳하지 않은, 이 썸톡방을 대체 왜 찾아오는 걸까. 궁금해 직접 묻고 싶었다.

‘기혼 여성입니다’란 제목으로 일대일 채팅방을 만드니, 1분도 안 돼 10명의 기혼 남성이 말을 걸었다. 주로 이런 얘기였다. “건전한 대화만 원하세요? 저는 안 그런데”, “어떤 남자 좋아해요?”, “만남은 안 하세요?”, “퇴근하고 집에 가세요?” 등이었다. 오장육부서 “이 강아지야”란 말이 끓어올랐다.

그들 배우자의 맘으로 기자인 것을 밝힌 뒤 물었다. 대체 썸톡방을 왜 하는 것인지. 대부분 말도 없이 나갔으나, 대답해 준 이도 한 명 있었다. 서울 사는 40세 남성이라 했다. “외롭다”, “아내가 얘길 잘 안 들어준다”, “날 무시한다”, “애 보는 것 외엔, 쉴 때 유튜브만 본다”, “날 너무 편하게 생각한다”는 등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답했다. “제가 부부 상담 프로그램을 보니까, ‘배우자는 본인의 거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내 분에게 어떻게 행동했었나 들여다보세요. 혹시 선생님이 스마트폰만 보지 않았는지, 편하게 막 대하지 않았는지, 얘길 무시하지 않았는지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채팅방을 나가 버렸다.━남자 셋 만난 아내, 남편은 여전히 운다

제보자 남편이 보여준, 그의 아내와 썸남1이 나눈 대화 화면./사진=제보자 제공
제보자 남편이 보여준, 그의 아내와 썸남1이 나눈 대화 화면./사진=제보자 제공

처음 이 일을 제보해줬던, 남편 얘기로 다시 돌아와야겠다.

그의 아내는 남성 세 명을 만났다고 했다. 썸톡방을 통해서였다. 평소에 잘 나가지 않던 아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새벽에 들어왔단다. 한 번은 아내가 새벽 3시 넘어 집에 왔는데, 메시지가 왔다. 남성이었다. 그 이후로도 메시지를 확인해 두 번째, 세 번째 남성과 만남을 가졌단 걸 알게 됐다. 대화창엔 아내가 “그만큼 오빠가 좋았어”, “힘들 때 기대고 싶을 만큼 듬직했어”라며, 얘기한 흔적이 있었다.

두 번째 남성과는 “잘자요”, “내일 예쁘게 하고 와”, “내 꿈 꿔” 등의 대화가 오갔다. 세 번째 남성 이름은 심지어 ‘매니저’라 저장돼 있었다. 대화는 그게 아녔다. 그 남성이 아내와 나눈 채팅방엔 “남편이 같이 있을까봐 메시지 안 보냈어”, “가정 평화는 지켜줘야지”, “보러 갈게” 등의 말이 오갔다.

제보자 남편이 보여준, 그의 아내와 썸남2가 나눈 대화 화면./사진=제보자 제공
제보자 남편이 보여준, 그의 아내와 썸남2가 나눈 대화 화면./사진=제보자 제공


남편은 어이가 없고, 화가 많이 났다. 별거까지 했고, 딸을 생각해 결국 아내를 용서했다. 그러나 그는 “이 일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고, 상처가 깊고 힘들다”고 했다. 쉬이 지워지는 게 아녔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겐 호기심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엄청난 상처”라며 “우리가 제일 많이 쓰는 메신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정말 무섭다”고 했다.━메신저 측 “추가 조치할 부분이 있는지 보겠다”

이렇게 들어가기가 쉽다. 이렇게 두어도 괜찮은 것일지./사진=썸톡방 리스트 화면
이렇게 들어가기가 쉽다. 이렇게 두어도 괜찮은 것일지./사진=썸톡방 리스트 화면

결국, 국민 메신저에서, 누구나 손쉽게, 그것도 익명으로, 다소 비윤리적인 방에 접근할 수 있는 게 핵심 문제였다.

21년간 이혼을 다뤄온 조혜정 전문 변호사도 “국민 메신저인데 누구나 올 수 있게, 이렇게 활짝 열어놓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썸톡방 리스트’를 보고 많이 놀라는 분위기였다. 조 변호사는 “채팅 사이트에선 하다못해 회원 가입을 하게 하는 등 최소한 심적 부담이라도 주는데, 이건 그런 것도 없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팅하려면 당당히 이름을 까고 하도록, 익명 프로필을 없애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조 변호사는 이렇게 강조했다. “한쪽의 불륜이, 배우자 입장에선 엄청 절망적인 일이거든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상처가 잊히는 게 아닙니다. 부부 관계는 유리와 같아서, 한 번 깨지면 돌이킬 수 없어요.”

이와 관련해 해당 메신저 측은 썸톡방 규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추가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그 메신저 홍보담당 파트장은 “성매매나 조건 만남은 금칙어를 설정하는데, 기혼 썸톡방 같은 건 그 목적을 추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메신저 측에서 현재 시행하는 방안은 부적절한 발언시 강퇴를 하거나, 신고를 하도록 하는 기능 정도란다. ‘사적 영역’이라 일일이 다 들여다보고 제재하긴 어렵다는 것. 그러면서도 이 파트장은 “추가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보겠다”고 약속했다.

에필로그(epilogue). 썸톡방을 나온 뒤 오래 전에 본 영화 한 편이 생각났다. ‘우리도 사랑일까’란 제목의.

결혼 5년차 부부인 마고(아내)와 루(남편). 어느 날, 마고는 여행길에서 대니얼을 만나 강하게 끌린다. 그리고 남편 루와 대니얼 사이에서 고민한다. 결국, 마고는 대니얼에게 간다. 그러나 설렘은 순간이었고, 감정은 다시 시든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이거였다. 수영장에서, 한 나이든 여인이 마고에게 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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